그날, 레지나는 퇴근길에 전화를 받았다.

발신자 표시에는 산드라로 나타났다.

오늘 밤 더글라스와 함께 있지 않았기에, 레지나는 바로 전화를 받고 스피커폰으로 설정한 뒤 차량 거치대에 올려놓았다.

통화가 연결되자마자 상대방은 바로 말을 꺼내지 않았다. 레지나는 최근 산드라의 기분이 좋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먼저 입을 열었다. "무슨 말 하고 싶은 거야?"

전화기 너머에서 필립은 한 손에는 전화기를, 다른 손에는 담배를 들고 깊게 한 모금 빨아들였다. 담배 연기가 그의 차갑고 냉혹한 얼굴을 감쌌다. 그는 호텔 발코니에...